부평이야기 글보기
2013-03-14
김용선
캠프마켓 철수와 환경오염문제
부평은 일제시대에도 일본군의 중요한 요충지였고
해방후 미군이 들어오면서도 마찬가지로 부평땅 주거지역의 절반 이상이 미군부대였다.
그리고 미군이 철수하면서 부터는 월남전에서 철수한 한국군과 공수부대 등 많은 군대가 주둔해서 그야말로 기지촌인 것이다.
이제 부평에 남은 마지막 미군부대(캠프마켓)가 철수하려고 한다.
듣기로는 미군부대라고 해도 실제 전투와는 직접관련이 없는 빵공장만 남아서 전국의 주한 미군들이 먹는 빵만 생산해서 공급하는 부대이고 현역 미군은 채 몇 명이 되지 않으며
한국인 종업원도 정직원은 10명 남짓한 인원이라고 한다.
근래 부평미군부대의 이슈는 환경오염이다.
월남전에서 미군이 사용한 고엽제 잔량이
주한 미군에 의해 부평에서 매장처리 되었다는 미국의 한 예비역 군인의 발언이 알려졌고
이에 환경단체들의 진상규명이 요구 되면서 논란이 커지기 시작되었다.
그런가 하면 이참에 주한 미군의 부평 주둔지 모두에 대해서 환경오염 실태를 조사하고 책임을 물려 보상을 받아 내자는 것이다.
그리고 현재 철수 준비가 다 끝나고 금명간 반환될 캠프마켓의 산곡동측 끄트머리 GRMO가
폐차장이고 폐기물 처리장이었으니 토질오염이 심각할 것이라고 연일 성토하고 있다.
부평에서 54년째 살고 있는 나는 적잖은 혼란을 하고 있다.
미군부대의 환경오염과 한국사람들이 발생시킨 환경오염을 비교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어느 쪽이 더 심각한가?
어느쪽이 더 미필적 고의성이 짙은 것인가?
현재 현명한 우리의 태도는 어떤 것이어야 할까?
얼마전 중고물품을 거래하려고 모르는 사람과 전화통화를 하고 있었는데
그 사람이 내가 캠프마켓 주변에 사는 것을 알고는 미군부대의 환경오염 피해를 어느 정도 자각하고 있는지 물었고
느껴지거나 자각하는 아무 증세도 없으며 나는 별로 신경쓰고 싶지 않고 오히려 이 문제가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느낌이라고 말하자
그 사람은 그후 연락을 끊고 물품은 다른 사람에게 팔았다고 했다.
그 사람은 환경운동가 였고 캠프마켓의 환경오염에 대해 관계된 일을 한다고 했다.
그 사람은 내게서 듣고 싶었던 답이 이미 정해져 있었을 것이다.
부평 미군부대 자리에서 심각한 오염실태가 확인되고 인체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고 과거 현재 미래에 내게도 신체적인 피해가 확실하다고 하면
물론 나도 피해 보상을 요구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을 통해서 전혀 관계없는 사람들이 어부지리로 정치적인 권력을 얻는 다거나
몇몇사람 이름내고 관계한 사람들 밥그릇이나 챙겨주는 일이 되어서는 안되는 것이다.
환경운동이 결과를 따라 다니는 활동 만큼 사전에 지키려는 활동에도 정말 더 노력해야 할 것이다.
도시는 토박이가 없다.
부평도 토박이는 많지 않다.
미군부대 기름을 빼내기 위해 철조망 안에서는 개천 기름통을 쏟고
개천으로 흘러나오는 기름을 철조망 밖에서 통으로 받아낸 도둑이 바로 우리들이었다.
하루 밤사이 냉장고 500대를 훔쳐냈고
부평역에서 미군부대로 들어가는 1킬로로 못되는 철길에서 화물차에 실린 군용찝차 수십대가 엔진, 미션을 도둑 맞고 껍데기로 들어가는 것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고 살았는데
지금 그 미군에게 무슨 책임을 물라고 소리칠 것인가?
감사와 사랑과 신뢰가 있는 진지한 대화가 있어야 한다.
현수막치고 확성기로 떠들고 사람을 모아 서명을 받는 방법보다
발견되는 피해당사자를 위한 실리있고 지혜로운 대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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