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4-06
김용선
면접요령(?)

10년전 쯤,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면서 1년동안 300여명을 면접하고 꼭 100명의 사원을 채용하는 인사담당 책임자의 시절이 있었다.
물론 프로그램을 해야하는 전산 책임자를 겸직하면서다.
회사가 한참 성장하고 있는 시기이기도 했지만 년간 80명정도가 퇴사를 했으니까 이직율이 꽤나 높았던 시기다.
그 만큼 일자리가 많았던 시대였다.
나는 맘에 드는 사람을 채용하기 위해서 4대 일간지에 많은 비용을 들여서 광고를 냈다.
면접을 많이 해야 하는때는 하루에 한사람당 15분씩 4,50명씩이나 면접해야 했는데, 나중에는 나름대로 짧은 시간에 사람을 파악해야하는 여러가지 방법을 연구할 수 밖에 없었다.
그 중 몇가지가 생각이 나서 혹 젊은이 들에게 도움이 될듯해서 적어본다.
어떤 직책의 사람이건 공통적으로 평가하는 사항으로는, 첫째 성실설이다.
이를 평가하기위해서는 아침기상시각과 하루의 수면시간, 한달간 쓰는 용돈액수등을 묻고는 대답의 진실여부를 확인하기위해서 몇가지 유도질문을 더하게된다.
예를 들면, 영업직을 지원하는 아주 씩씩한 사람에게 술을 잘먹게 생겼다고 칭친하듯이 말을 해주면서 주량이 얼마나 되냐고 묻게되면
금새 엄청난 주량을 자랑하듯 털어놓는다.
결국 한달용돈액수가 턱없이 많다는 것을 밝히게 되는 식이었다.
또 일찍일어나는 것처럼 말해도 퇴근해서 주로 하는 일과 즐겨보는 TV프로등을 묻다보면 새벽까지 잠을 않자는 것을 확인할 수 있고 수면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계산을 얻어내는 경우도 있다.
즉 내가 뽑고자 하는 사원은 일찍자고 일찍 일어나며 건전하고 부지런한 사생활의 사람이어야 했다.
다음으로는 학습능력이다.
졸업증명서와 성적증명서가 첨부된 이력서니까 실력은 일단 인정하겠지만 실제 직장에서의 업무수행 능력에는 학력이니, 졸업성적이니 하는것은 하는 것이 별로 구별이 않되는 경우가 많다.
중요하건 일하는 환경에서 끊임없이 공부하고 연구하는 자세로 자신을 키워나갈 자세가 있느냐 하는것이다.
이 경우도 대답의 확실성을 위해서 살피는 것은 이사람이 지금까지 공부해온 것에 대해 얼만큼 만족해하고 자부심을 갖고 있는가 묻는거다.
대개의 경우는 자신이 이미 배운 지식으로도 이 정도회사의 업무는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강변하게 되는데 이런 사람은 자만에 빠져 지속적인 자기계발을 소홀히 할 우려가 있고 오히려 동료간의 유대감도 덜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회사는 완성된 인재를 뽑을 수도 없지만 그럴 필요도 없다. 덜한 사람을 뽑아 빨리 키우는 것이 비용을 덜쓰기 때문이다.
끝으로 성취욕을 본다.
기업은 투자하고 돈을 벌어야하는 목적을 이루어야한다.
즉 회사의 목표달성을 위해서 얼만큼 승부근성을 가지고 싸워줄 수 있느냐는 것이다.
1등을 목표로 달리는 사람은 2등이 될 수도 있고 3등이 될 수고 있지만, 2이면 되지, 3등이나하지 하는 사람은 절대 2,3등도 못한다.
나는 면접을 통해서 내가 원하는 사람을 찾기는 매우 어려웠다.
다 만족할 수가 없었다. 물론 내 자신도 그만 하지 못하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말이다.
최고의 실력을 갖춘 사람을 채용하려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대개의 중소기업은 내가 겪은대로 덜 갖추었지만 키워주고 싶은 사람을 채용하고자 한다.
또박또박 월급날이나 기다리는 기생충처럼 불로소득을 기대하는 그런 사람은 절대로 않된다.
면접시 15분쯤 대화를 하고 파악한 것을 1-2년쯤 함께 데리고 일하면서 확인 하게 되었다.
요즘 워낙 취업이 어려운 때가 되어서 면접이라도 보는 게 소원이라는 젊은이들이 있다는데 얼마나 소용이 될까 싶은 경험담이다.
면접에 어떤 기술이 있고 이론이라도 있는 것처럼 면접에 신경쓰는 것은 더없이 바보들의 짓이다.
성실하게, 공부하면서 욕심스러운 꿈을 가지고 살면 그 사는 얘기 자체가 해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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