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4-02
김용선
어께 너머에 기술이 있다.

프로그램 기술을 학교에서 정규과정으로 배운 적이 없으니 지금껏 내가 사용하는 컴퓨터 기술의 많은 부분이 어께너머로 배웠다고 할 수 있다.
1973년까지 배운 기초과정만 당시 광운대학교의 부설인 광운전자계산소에서 배웠고
그 후로 10년이 지나서야 컴퓨터를 공급해주는 업체의 사용자 교육이 모두였고
나머지는 혼자서 책과 씨름하면서 익혀야 했고
다른 사람이 해놓은 프로그램을 참고하고 작업하는 것을 어께너머로 배운는 것이 다였다.
그러다 보니 눈치만 박사다.
대강 바라다 보는 눈썰미로 기술을 익히고 오랜 경험의 통박으로 짐작하면서 계속 실행을 반복하다 보면 내 기술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30년이나 되는 세월을 살다보니 이제는 잘난 기술자의 강의가 더 어렵기도 한 것을 경험한다.
2002년 처음으로 .NET 과정을 6개월간 공부할 때 바로 이런 경험을 하였던 것이다.
6개월간 10여개 과정을 수료 하였지만 단 10%나 이해하고 들었을까?
하지만 실습은 다른 젊은이들보다 잘 할 수 있었으니 역시 이론보다는 실무가 더 쉬웠던 것이다.
하지만 60살이 되는 프로그래머로서는 늘 아쉬운 것이 기초이론이다.
80년대 중반이 불어닥친 [다운사이징]화, [CS]환경, [R-DB], [3-tier], [Windows]등 신기술 개발환경에 제대로 있어보지 못한 채 2002년이후
.NET 환경의 개발자로 산다는 것은 참으로 맨땅에 헤딩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늘 기술의 부족에 목마르고 어디 누구라도 붙잡고 물어보아야 하는 처지다 보니 기술 좋은 젊은이를 만나면 열심히 어께너머를 넘겨다 보아야 했다.
다행히 지금은 DEVPIA 같은 사이트가 있어서 절대적인 도움이 있고
NAVER, GOOGLE 같은 검색 사이트도 수많은 동역자들의 동일한 경험에서 나오는 기술을 나누어주는 것이 큰 도움이 되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
이런 환경이라면 앞으로도 나는 더 오래 프로그램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비록 절둑발이 기술자라 할 지라도 말이다.
다만 내 기술을 누군가에게 가르친다는 것에는 문제가 있을 것이다.
이론적으로 체계있게 강의를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기술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다시 대학을 갈 건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나는 이 기술로 해야할 일이 첩첩히 쌓여 있기 때문이다.
아마 일을 하느라고 공부를 더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내가 일을 할 수 있는 남은 날이 그리 많지 않다고 생각되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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