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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24
김용선
울엄마
작년 오늘에 어머니는 꼭 100년을 사시고 그렇게도 사모하시던 천국으로 가셨다.
영하 15까지 내려가는 혹한에 슬픔도 얼었는지 장례치울 일만 머리에 가득해서 두달전 어머니 얘기의 다큐멘터리 작품 [어머니 더 사셔도 돼요]로 받은 대상 국무총리상을 어머니에 영전에 올릴 생각도 못했다.
심지어 그 귀한 상장은 형제들조차도 구경시켜 주지 못했다.
어제 1주기 추도식에는 상장을 가지고 예배했다.
울엄마.
그렇게도 자식들을 끔찍이 사랑하셨는데.
치매가 아니셨으면 아들이 받은 상에 얼마나 기뻐하셨을까?
그래도 어머니는 내가 상을 받는 날까지도 그리고 두 달이나 기다려주시고 떠나셨다.
어려서 초등학교를 다닐 때도 일 년에 한두 번은 꼭 학교에 오셔서 선생님을 만나셨다.
어렵던 시절이니 분명 넉넉한 촌지를 준비는 못하셨을 거다.
중학교 다닐 때는 반장을 했는데 같은 학년의 여러 명에 둘러싸여 매를 맞은 적이 있었다.
하필이면 그날 어머니가 학교에 오신 것이었다.
잘 알 수는 없었지만 어머니께서 때린 애들을 잘 타이르셨는지 그 후로 그 아이들과 친하게 지내게 되었고 오히려 나는 기가 살아 몇몇 성가셨던 아이들을 두둘겨 패주고 다시는 괴롭힘을 당한 적이 없었다.
울엄마.
어머니는 경우 없이 자식의 역성을 드는 분이 아니셨다.
그런데 지금은 울엄마의 역성이 그립다.
그냥 무조건 내 역성을 들어주면 좋겠다.
그리고 칭찬도 듣고 싶다.
“정직하고 착하게 잘 살고 있다”고.
그냥 무조건 내 역성을 들어주면 좋겠다.
“누구든 내 새끼 괴롭히면 가만 안둘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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