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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07
김용선
양념
아내와 내 식성에는 약간 차이가 있다.
대체로 비슷해서 우리 두 사람은 어디를 가서 뭘 사먹든지 별 문제가 없는데
집에서 음식을 해 먹을 때는 이 차이를 서로 인정하고 먹어야 한다.
그 차이는
아내는 음식에 양념을 좀 더하는 편이고
나는 양념 맛이 강해서 본 재료 맛이 덜 한 것을 싫어한다.
하지만 그 차이 가 큰 것은 아니라 아직까지 40년이 넘도록 잘 살고 있다.
감자요리는 우선 감자 맛이 나야하고
돼지고기 요리는 돼지냄새 나는 것이 당연하고
고등어는 비린내로 먹는 것이다.
청국장은 구린내가 나야 진짜다.
TV에서 방송해주는 유명한 요리는 대개가 냄새를 잘 잡았다고 하는데 그 비용과 수고가 원재료보다 더 많이 들지 않을까 싶다.
참깨가 아무리 고소하고 맛있다고 참깨만 퍼 먹지 않는다.
추어탕을 먹으면서 들깨가루인줄 알고 산초가루를 한 숫가락 넣었다가 혼이 난적이 있다.
고추가 들어가야 얼큰하고 좋다지만 너무 많이 넣으면 다른 재료 맛을 다 덮어버리고 만다.
양념이란 [적당]하게 사용해야 한다.
그래야 음식의 본 재료 맛을 장 살려서 맛있는 요리가 된다.
조직에서도 마찬가지다.
회사에서 큰 성과를 내는 일에서 탁월한 한 사람의 능력으로만 되는 경우는 없다.
대개는 다양한 능력을 가진 여러 명이 합심해서 이루어 내게 마련인데
그중에는 있었는지 없었는지도 모를 만큼 존재감이 없던 한 사람의 아주 귀한 능력이 발휘되어 그 일을 이루는 경우가 있다.
그렇다고 그 사람의 그 능력이 성공의 전부라 여겨 전적으로 의존 할 수는 없다.
다만 절대 뺄 수 없는 양념과 같이 그 존재를 소중히 여겨야 하는 것이다.
양념은 반드시 있어야 한다.
만일 조리하면서 안 넣었으면 먹을 때라도 쳐 먹어야 한다.
아무리 그래도 양념만 먹을 수는 없다.
정신이 온전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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