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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27
김용선
한 되짜리 됫박
한 되짜리 됫박.

한 되(升)짜리 됫박은 한 되밖에 못 담는다.
더 많은 걸 담으려면 되가 아니라 말(斗)이어야 한다.
사람이 아무리 큰일을 하려해도 일단 도량이 넓어야 한다.
아는 것이 많아 잘 분석해야하고
결단력이 있어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하며
배려 할 줄 알고 덕이 있어 따르는 사람이 많아야 한다.
생명을 존중하고 사랑을 행할 수 있어야한다.
어쭙잖게 다 끌어안을 줄 알았던 시절이 부끄럽다.
아름다운 풍광에 가득한 채색의 말짜리 사진이 나왔지만
훌륭한 도구 PS를 빌려 되에 담았다.
어중간한 색과 빛은 되에서 넘쳐 버렸다.
되에 남은 것은 찬란한 실루엣.
남은 날 동안에 웬만한 것들은 다 버려 버리자.
되가 아니라 홉(合)에나 담아보고
그마져도 다 버려 하나만 남는 날을 맞이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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