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표 아닌 대표
“사장님!“ 하고 부르면 지나는 사람 절반은 돌아다본다고 하던 시절이 있다.
그런데 요즘은 사장님이 없고 다들 [대표님]이라도 부른다.
난 아직 [대표님]이라는 말을 쓰는 건 많이 어색하다.
명함에 까지 -(주)ㅇㅇ 대표 아무개- 이렇게 해서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은 걸 보면서 대체 [대표]라는 호칭은 뭘까 하는 생각을 한다.
[대표]는 명사로 쓰거나 “하다”에 붙어 동사로 쓰이는 것인데 명사로 쓰일 때 자칫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본다.
명사로 쓰려면 전체를 대표해야 하는 논리나 과학적인 증명 또는 타당한 당위성이 있어야하는데 아닌 경우가 문제인 것이다.
특히 단체 조직의 [대표]인 경우다.
어느 목사가 기독교단체의 [대표]라면서 험한 언행으로 기독교 전체에 해를 끼치고 있다.
그 단체는 그 목사를 대표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대표로 뽑아 놓을 땐 언제라고 이젠 아니란다.
ㅇㅇ협의회, ㅇㅇ협회, ㅇㅇ조합, ㅇㅇ연합회, ㅇㅇ회, ㅇㅇ모임 등 숱한 조직들이 지명이나 선출, 또는 제비뽑기로 대표를 세운다.
이렇게 세워진 [대표]가 조직 안에서 인정받고 존경받아서 그 권위가 바로 설 때 진정[대표]이지만 선출부터 문제가 있거나 지도력이 부족해서 조직을 이끄는 데까지 문제가 있는 경우는 차라리 [대표]가 없는 것이 조직을 위해서는 나을 것이다.
조직원이 많거나 지리적으로 광범위한 경우 대표의 선출은 먼저 선거인을 뽑아 간접선거를 하게 되는데 그렇다 보니 실상 전체 조직원의 극소수 인원이 대표를 선출하게 되어 대표성이 많이 부족한 사람을 뽑게 되는 경우가 왕왕 있게 마련이다.
마음만 먹으면 극소수의 선거인을 매수를 해서라도 [대표]가 되는 것은 너무 쉬운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복마전이 되는 것이다.
정작 조직원이 되는 회원은 [대표]로 누가 되든지 자신에게 특별히 영향 받을 일이 없어 별 관심도 없고 [대표]에 나서는 사람이 누구인지도 모르며 선출에 개입할 수 있는 방법도 없는 것이다.
즉 전체의 0.1%도 안 되는 몇몇 사람들의 이권에 의해 전체가 매도되는 것이다.
진정한 [대표]가 아닌 [대표]다.
[대표]는 조직원을 위해 희생과 봉사로 섬길 수 있어야 하지만 대개는 모아준 회비를 남용하고 권력을 형성하고 위에 군림하려한다.
[대표]는 정치적이지 않아야 진정한 [대표]다.
[대표]가 되겠다고 돈과 권력과 제 이름을 위하여 목숨을 걸다시피 나서는 사람은 결코 좋은 [대표]가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