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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26
김용선
23년 만에 나왔습니다
창고에 갇혔다가 23년 만에 나왔습니다.
태어나 1년도 못살고 죽은 운명의 시티폰.
삐삐에서 핸드폰으로 그리고 스마트폰으로 가는 초입에서 마치 칠삭둥이처럼 살다 간 물건이다.
회사에서 업무상 삐삐는 지급했으나 많이 답답했고 벽돌만한 미국 M사의 고가 핸드폰을 사줄 여력은 안 되던 차에 S전자가 내놓은 요걸 하나 사주었는데 제대로 써먹은 기억이 없다.
전화를 받지는 못하고 걸 수만 있는 반쪽이.
채 1년도 안 되서 PCS폰이 나오고 바로 창고구석으로.
이후 핸드폰은 첨단의 길을 걷고 이젠 스마트폰시대로.
나의 창고에는 아직도 갇혀있는 것들이 더 있다.
지금은 부끄러워서 못나온다.
처음 것은 다 모자란다.
하지만 처음 것이 없으면 나중에도 없다.
처음 살아보는 우리의 인생.
모든 것이 처음이 아닌가?
두려울 것도 없고 부끄러울 것도 없다.
결국 우리 인생이 명품이다.
내 창고에 갇힌 명품이 때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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