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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11
김용선
곱게 늙자
야구공은 골프공에 못지않게 공중에서는 단단하다.
중학교 때 야구공을 던지고 받는 놀이를 하다가 상대 친구가 던진 공이 눈에 맞았고 한동안 앞을 잘 못 보고 둘로 보여 놀랬던 적이 있었다.
공이 무서워서 야구장갑으로 얼굴을 가리면서 받으려고 해서 그렇단다.
나중에 커서 그 공포를 극복하느라고 애를 먹었다.
회사에 아마추어 야구팀이 있어 가끔 포수를 했는데 그건 게 중에 내가 공을 덜 무서워했던 거다.
그런데 우리 중에는 대학에서 야구를 했던 선수가 있었고 그가 던지는 공을 엄청난 힘이 있어서 공을 받을 때 마다 손바닥 통증이 심해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공의 속도가 워낙 빨라서 가슴으로 받아드릴 겨를이 없었던 것이다.
날아오는 것이 빠를수록
다가오는 것이 단단할수록
그걸 아프지 않게 받으려면
받는 순간 가슴으로 받아들이는 완충기술이 필요하다.
엊그제 사업설명회에서 회사소개에 다른 경쟁업체와 차별된 자랑한가지를 하였는데
별도 계약조건이라는 설명에 발주처의 나이가 많아 보이는 한 사람이 심하게 불쾌해서 따지고 들었다.
결국 “듣기 거북하셨다니 안들은 걸 하시라”까지 말하고 말았다.
(아~ 더 싸안을 걸! 이 입찰은 나 때문에 틀렸구나!)
화장실에서 마주쳐서 까지 자기가 PT많이 봤는데 그러면 안 된다고 핀잔처럼 충고랍시고 한다.
나중에 들으니 기술사 자격까지 가지고 있는 사람이고 많이 나서는 편이란다.
(아~ 난 저렇게 안 늙어야지!)
다행히 경쟁에 이기고 낙찰은 받아서 이렇게 글로 적을 여유는 가지게 되었지만
또 깨닫고 또 다짐한다.
-곱게 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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