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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17
김용선
시-최종원/안개市
안개市

그 곳에서는 길을 낼 필요가 없다
그저 걸어가기만 하면 된다
걸어가다가 그냥 멈추든가
또는 아예 누워버린다해서
아무도 뭐랄 사람이 없을 것이다
살아간다는 일이
암각화를 그리듯 고단한 작업이어서
눈 감고 두 팔을 늘어뜨린 뒤
모든 소음과 비방과 조롱과 회유가
서둘러 너를 앞서가도록 하는 것이다
영혼의 입구까지 개봉해두는 것이다
버석거리는 서리를 밟다보면 언젠가
단단한 대지를 디디게도 되겠지만
내가 진정한 나의 영토를 밟게 되는 날이
이 세상에서 올 수 있을까
목적을 불분명하게 해 놓아야
숨 쉬는 일이 편해진다는 것을
나는 어려서부터 영악하게 알았나보다
꿈이란 것이 치명적 명분이기에
앞날의 그물같은 덫이 되리라는 것. 해서
나는 나의 팔 할을 안개속으로 던져 버렸다
그리하여 알게 된 소소한 것들의 음성이
이제껏 복사 방출되는 내 작은 분자활동이다
기억의 파장이 제 주변만을 어지럽히는 기억
슬픔의 분노가 제 담장안에 머무르는 슬픔
동쪽으로 십리를 가되 서쪽으로도 십리를 가고
오른 손이 하는 일을 왼 손이 모르게 하는
심리기술중 최고절정의 비급
아직도 대지에 일부 온기가 남아있는 이 때
저 위태로운 공기의 섬유질속으로
그 아름답다면 아름다운 침묵속으로
걸.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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