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글보기
2021-04-18
김용선
꺼뜨리지 말고
불꽃놀이로 따뜻해지지는 않는다.
불을 때야 따뜻하다.

우리 집은 한옥이어서 아궁이가 있는 온돌방에서 살았다.
내가 태어나기 전에야 당연히 장작을 때는 아궁이었겠지만
내 기억에 우리 아궁이에 장작불을 때야 하는 경우는 장을 담글 때나 목욕탕에 목욕물을 데울 때였고 평상시는 연탄을 때고 살았다.
[우리 집은 일본 적산가옥으로 미쓰비시 사택으로 지어진 한옥인데 무쇠 주물로 된 큰 욕조가 있는 목욕탕이 있었다.]
연탄을 땠어도 온돌방이어서 가끔씩 구들을 고쳐야 했고 형님과 어린 나는 아버지를 도와 구들장을 새로 놓고 굴뚝을 고치면서 온돌의 과학적인 열효율을 배울 수 있었다.
방이 따뜻하려면 낮은 데서 불을 때야 한다.
그리고 그 따뜻함이 오래 가려면 흙과 돌을 잘 채워서 열을 저장할 수 있어야 한다.

축제의 불꽃은 한 순간이다.
우리는 오래 동안 비추일 빛으로 살아야 한다.
꺼뜨리지 말고.


글제목 작성자 작성일자
592 대상이 누구인가? 김용선 2024-03-30
591 지금은 뜸을 들이는 때입니다 김용선 2024-03-30
590 감긴 태엽은 풀린다 김용선 2023-11-28
589 목적을 위한 극단의 방법들 김용선 2023-09-13
588 친구 최종원의 시/전대도 차지 말고 김용선 2023-07-29
587 당연한 것은 다 옳은 것인가 김용선 2023-07-25
586 작은 내가 보일까 김용선 2023-06-06
585 바로 지금이다 김용선 2023-04-08
584 친구 최종원의 시/꽃자리 김용선 2023-04-08
583 민영감 잇소? 김용선 2023-04-08
582 화무십일홍 김용선 2023-04-07
581 이 세상에는 김용선 2023-03-19
580 무엇이 쉬운가? 김용선 2023-03-17
579 55년만에 늦잠을 잤습니다 김용선 2023-03-13
578 큰 놈을 업으면 내 좀 더 커 보일까 김용선 2023-02-27
577 직선만 그리면 김용선 2023-02-26
576 붕어빵틀에선 붕어빵만 나온다 김용선 2023-01-05
575 출근하는 길에 자주 만나는 장면들 김용선 2022-10-31
574 처음으로 진짜 나를 알아보신 분 김용선 2022-10-29
573 그래도 우리는 날개가 있습니다 김용선 2022-09-16
572 기차가 기찹니다 김용선 2022-08-18
572    기차가 기발합니다 최종원 2022-08-25
572      고맙습니다 김용선 2022-08-26
572    시가 붙었어요 김용선 2022-10-20
571 가짜, 과장, 선동, 낚시 제목, 광고 뉴스 김용선 2022-07-02
1234567891011121314151617181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