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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16
김용선
오늘은 행복한 날
오래 산 것을 이제 깨달았습니다.
그토록 사랑을 주신 아버지보다도 10년이나 더 살았습니다.

받은 복이 많은 날을 살았음을 깨달았습니다.
배곯은 적이 없고 돈 꾸러 다닌 적이 없이 살 수 있었습니다.

건강하게 낳아 주신 것을 깨달았습니다.
물에 빠졌을 때는 건져준 사람이 있었고
아파서 119구급차를 불러 본 적이 없었습니다.

부모님께 행한 효보다 받고 있는 효성이 더 큰 것을 깨달았습니다.
염치가 없습니다.

늘 인정받고 살았음을 깨달았습니다.
재주가 많은 놈, 못하는 게 없는 사람 소리를 듣고 살았습니다.

이제라도 꼭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기쁨으로 할 수 있고
비록 다 해놓지 못하고 죽더라도 괜찮다는 마음이 되었습니다.

굳게 믿고 있었던 것을 깨달았습니다.
고난의 골짜기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주저앉지 않았습니다.
이제 하늘나라를 바라볼 수 있는 눈이 뜨이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님의 시계로는 70년 세월이 한 점이고 순간에 불과 하듯이
제게 남은 날도 후딱 지나버릴 것이고 사람 된 제 모든 흔적은 다 지워진다하여도
오늘은 기쁘고 감사하고 행복한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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