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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0
김용선
내가 빨라서다
지난 2월 출근길에 넘어져 다친 후로는 걸음걸이 속도가 조금 느려졌었는데
요즘 다시 빨라지기 시작했다.
아침 출근길에 같은 방향을 가는 행인의 걸음걸이를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학교가기 싫은 학생의 등굣길 걸음걸이.
진급 못하는 월급쟁이 출근길 걸음걸이.
용돈벌이 출근하는 아주머니 걸음걸이.
은퇴하고 하릴없어 등산가는 아저씨 걸음걸이.
면접 보러 달려가는 취업준비생 걸음걸이.
생각 없이 폰만 보며 걷는 걸음걸이.
대충 봐도 구별된다.
난 어떻게 걷고 있나?
빨리 가서 텀블러 커피가 먹고 싶다.
“안녕 하세요” 직원들의 예쁜 인사소리를 듣자.
어제 제출한 서류의 결과가 너무 궁금하다.
이번 주는 어떤 일정이 있을까?
밀리지는 말아야지.
점점 빨라진다.
앞사람이 너무 느린 것 같은데
내가 빨라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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