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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06
김용선
걸리적거리지는 말자
출퇴근길은 내게 하루 중 유일한 운동의 시간이다.
차를 두고 지하철을 타고 다닌 지가 10년이나 되었다.
지하차도 계단을 오르고 내릴 때면 무릎이 시큰거리기도 했는데 이젠 아무렇지도 않고 아예 가볍게는 뛰어 다닐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체중이 10%는 빠져서 그렇기도 할게다.
70이 넘어 지하철을 타고 인도를 걸을 때 마다 앞서가는 노인(그래봐야 내 정도의 나잇대)들이 엉금엉금 길을 차지하고 걷고 있으면 답답해서 차도로 내려 뛰어서라도 앞질러 가야 후련한데, 문득 “곧 나도 저럴 텐데...”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 나는 누군가의 앞에서 걸리적거리고 있지는 않은 건가?
“나이도 곱게 쳐 먹어라” 소리나 안 들었으면 싶기도 했다.

오래 살아서인가 세상에 참견하고 싶은 일들이 너무 많다.
그래도, 가만히 지켜나 보자.

막아서더라도 걸리적거리지는 말자.
기왕 달려가는 길은 시원하게 내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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