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글보기
2025-03-29
김용선
친구 최종원의 시/푸른 바위
호숫가로 키 낮은 목책이 열지어 서 있고
서넛이서 번갈아 사진을 찍어주는 오후
각자의 눈동자에는 깊이를 잴 수 없는
시공간이 무수히 열렸다 닫히곤 했다

그 잎 잎마다 물고기처럼 살아가고 싶은
호수의 생태계 안에는
푸른 하늘이 있고 하얀 구름이 있고
겨울말미의 싸늘한 바람도 있어
아직 옷깃을 여미고 햇살을 즐겨야하는데

그래도 나라를 만들고 국경을 세우고
서로의 열망을 따숩게 온기로 주고받으며
일시에 터져버리지 않는 원자로처럼
오래오래 웃고 떠들며 살아보자고 해서

이렇게 긴 세윌을 나는 네 주변에서
너는 내 반경안에서 서툰 의미를 넘어
할머니 굴곡진 손등 정맥처럼
무수한 이야기를 캐어내는 호숫가

어느새 무거워진 몸을 추스리며
물 보다 더 투명하게
가는 세월 보다 더 아름답게
마음속으로 찐한 노래를 부르고 싶다
저 절벽바위 마저 덩달아 푸르른 이 날

[출처] https://blog.naver.com/sunchosim


글제목 작성자 작성일자
608 친구 최종원의 시/7월 김용선 2025-07-14
608    저속차선 최종원 2025-07-16
607 사재기 했습니다 김용선 2025-05-01
607    원두커피 최종원 2025-07-16
607      본지가 너무 오래되어 이젠 나눌 얘깃거리나 있을까 싶지만 그래도 많이 보고싶습니다. 한국문단에 화려한 등단... 김용선 2025-07-16
606 친구 최종원의 시/푸른 바위 김용선 2025-03-29
606    목련사진 최종원 2025-07-16
605 화무십일홍 김용선 2025-03-11
604 걸리적거리지는 말자 김용선 2025-02-06
603 글 쓰는 게 두렵다 김용선 2025-01-15
602 뻔뻔한가? 당당한가? 김용선 2025-01-01
601 나만 그런가? 김용선 2024-09-07
600 나가 봐야 밖을 안다 김용선 2024-08-17
599 아는 길이 가깝다 김용선 2024-07-11
598 흉내 내기 김용선 2024-06-06
597 다 뽑아버려~ 김용선 2024-05-16
596 내가 빨라서다 김용선 2024-05-10
595 나무도 들풀과 같이 산다 김용선 2024-04-29
594 들풀은 나무를 대신 할 수 없다 김용선 2024-04-25
593 수렁에서 빠져나오려면 김용선 2024-04-23
592 대상이 누구인가? 김용선 2024-03-30
591 지금은 뜸을 들이는 때입니다 김용선 2024-03-30
590 감긴 태엽은 풀린다 김용선 2023-11-28
589 목적을 위한 극단의 방법들 김용선 2023-09-13
588 친구 최종원의 시/전대도 차지 말고 김용선 2023-07-29
1234567891011121314151617181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