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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14
김용선
[빨리]가 아니고 [먼저]면 된다
외국 사람들이 한국 사람하면 [빨리빨리] 떠올린다고 한다.
[빨리빨리]는 좌우지간에 결과를 빨리 봐야 하는 조급증이 아닌가?
최선을 다 하고 느긋하게 결과를 기다리면 되겠지만 그 사이 다른 경쟁에 밀리면 어쩌나 싶은 것이다.
새치기를 하든지 신호 위반을해서라도 먼저 가야 한다.
그래서 [먼저 먹는 게 임자]라고 했다.
무지막지하게 배고프던 시절,
나라서 주는 배급이던지, 외국의 원조 물자가 들어와 나누어 주는 줄서기도 새치기나 빽 있고 힘 있는 자들이 더 가져가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여겨야 했다.
재작년에 세상 떠난 내 누이는 어린 소녀로 6.26 전쟁 통에 피난지에서 나누어 주는 쌀을 받으려고 줄을 섰는데 막상 차례가 오니 어른들에게 주는 양의 절반만 주더란다.
왜 덜 주냐고 따졌는데 다 주어도 너는 무거워서 가져 갈 수가 없잖냐고 했단다.
어린 내 누이는 일곱 식구 굶을 까봐 머리에 올려만 주면 가져갈 수 있으니 다 달라고 졸랐고 결국 무거운 배급 쌀 자루를 혼자서는 다시 머리에 올릴 수 없어 한번도 쉬지 않고 죽을 힘을 다해 집에 까지 왔다고 했다.
그러니 이 시절을 살아온 분들이 평생 [빨리빨리]를 외치고 새치기도, 신호 위반도 하고 적당히 담뱃값이라도 찔러주면서 편법과 불법을 해서 살아 남아야 했던 삶을 이제 뭐라고 탓할까?
[빨리]가 아니고 [먼저]면 된다.
먼저 일어나고 먼저 시작하면 된다.
그 바탕 위에 지금 우리가 다 잊은 듯이, 선진국이 된 듯이 잘 살게 된 것이다.
과거는 그랬다고 해도,
이제는 다르게 살도록 가르치자.
오늘 끝장을 내려 하지 말고 10년, 100년을 기다려서라도 온 세계가 존경하는 민족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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