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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08
김용선
하기 싫으면 핑계거리를 찾는다

하기 싫으면 핑계거리를 찾는다.

등굣길이 2시간이 다 되는 고등학교를 다녔다.
걷고 기차타고 버스타고 또 걸어서 학교엘 가면
어려서이니 별로 힘든 줄을 몰랐지만 공부에 지장이 많았던 것 같다.
방과 후에 똑같이 걷고 타고 또 타고 걸어서 집에 오면 마음은 쉼을 얻었지만 공부하는 게 싫어서 숙제도 잘 안 해 갔던 것은 아마 많이 지쳤던 것 같다.
그래서 고등학교 다닐 때는 결석일수가 많아 간신히 졸업을 했는데 결국 핑계다.
어디 아픈 데라도 없나 생각해 보고 내겐 별 상관이 없는 경조사도 따져보고
그래도 핑계 거리가 없으면 역전에서 만나 땡땡이를 치자고 꼬이는 친구를 따라
복숭아밭으로 가기도 했다.
그때 같이 학교 안가고 복숭아밭에 간 친구들이 다 공부 잘 했고 잘 살고 있다는 말은 핑계인 것이다.
하나님의 뜻대로 산다지만 실은 내 맘대로 살고 싶어 끊임없이 핑계를 대고 있다.
[자기합리화]라는 말을 붙이면 좀 유식해 보일까 만은
그냥 [핑계]다.
버스를 놓쳤으니 지각이 당당하고
돈이 없으니 헌금 못하고
늙었으니 일 못하는 게 당당하다.
빌라도의 법정에 서지 않은 게 다행이다.
골고다에서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을 만나지 않은 게 다행이고
스데반 순교의 자리에 같이 없었던 게 다행이라 여기며 지금도 핑계거리를 찾기에 열중하는 나.
일단 이 글에 마침표를 찍고 우선 기도부터하자.
“주님 어제까지만 해도 OOO게 하려고 했어요.”
“주님 [무조건] OOO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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