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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21
김용선
용서해요
"장로님, 내가 장로님께 잘못한 게 많아요. 용서해 줘요."
소천하시기 한두 달 전 쯤, 연로하신 한 원로께서 예배마치고 나오시면서 내게 하신 말씀입니다.
편찮으신 건 알았지만 딴 소리하시는 병은 아니신 분이어서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아니, 무슨 말씀이세요. 별 말씀을 다 하십니다."
그러나 어른은 더 말이 없으신 채 댁으로 가셨고 얼마 후 많은 사랑을 쏟아 놓으시고 하늘나라로 가셨습니다.
정말 그 어른은 절 많이 사랑해 주셨고 저 또한 늘 존경한 분이어서 그 날에 하신 말씀은 전혀 가당치 않은 것입니다.
오늘도 곰곰이 그 말씀을 되 집어 보면서
나는 과연 모두에게 그런 말을 하고 하늘나라 갈 수 있을까?
하나님께 용서를 구하고 회개하는 것보다
사람 앞에 잘못을 시인하는 것이 훨씬 어렵다는 것을 압니다.
이 어른은 잘못한 것이 없어도 용서해 달라고 하셨는데,
아마 사람들은 하나님의 용서를 받고 천국에 들지는 몰라도
사람들의 용서를 다 받는 것은 어려울 것입니다.
먼저 용서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우면 [주기도문]으로 가르치셨을까요?
그래도 그렇게 하려고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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