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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14
김용선
도시산업선교회와 조승혁 목사님

요즘 재개발 사업으로 철거 될 인천도시산업선교회 터에 있는 교회의 존치문제가 생겼다.
여기 저기서 서명을 받고 있다.
나는 청년 시절 부광교회의 소속목사님이고 산업선교회의 1대 총무이셨던 조승혁목사님이 가끔씩 저녁예배 때 하신 설교를 들었고
독재정권의 핍박을 피해 숨어지내시던 중에도 청년회지에 넣을 목사님의 원고를 받으러 찾아가 사모님으로부터 원고를 받아오기도 했다.
화수동의 초가집이던 선교회에는 딱 한번 갔었는데 구덕관목사께서 하시던 구약강의를 들으러 간것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 당시,
노동운동도 민주화니 인권이니 하는 운동에는 아무 생각도 판단도 없었다.
이제와서 그 때는 어떠했길래 지금세간의 이슈가 되는 것일까 하면서 자료를 찾아 본다.
아래 글은 [에큐메니안]의 기사이이고 허가 받지 않은 [무단전제]이므로 결국 삭제 해야 할것이다. 

 

------기사내용------

기독교산업사회개발원을 찾아 조승혁 목사를 취재했다. 감리교 산업선교의 발자취를 탐방하기 위한 취재에서 느낀 가장 강한 인상은 조 목사가 '산업선교와 자신을 동일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에 대해 쓰고자 할수록 지나간 무거운 세월을 글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조승혁 목사의 취재기를 쓰기 보다 조 목사 자신이 추억하는 세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서 그의 산업선교의 경험을 함께 나누어보고자 한다. - 두번째 글[편집자]

 

 
 
▲ 조승혁 목사

국영기업이었던 인천중공업이 민영화된 1968년 4월의 일이었다. 인천중공업은 매년 적자이므로 임금은 7%이상 인상할 수 없다는 상공부의 지시에 따라 2년간 7%의 임금 인상밖에 올릴 수 없었다. 당시 물가는 매년 20% 인상되었다. 노동자들은 극도의 불만 끝에 파업 직전에 있었다.

4월 어느 날 밤 10시, 인천도시산업선교회 사무실에 장동찬 위원장이 찾아왔다. "목사님, 큰일 났습니다. 우리 노동조합 대의원들 중 11명이 분신자살을 계획하고 지금 동인천역 미도여관에서 그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빨리 나와 같이 가셔서 분신자살을 막아주십시오." 나는 이 말을 듣고 급히 미도여관으로 달려갔다.

열 한명의 노동자들은 '죽음' '단결' '내가 죽어야 우리 노동자가 산다' 등등의 혈서를 써서 머리에 매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소주에 오징어를 안주로 해서 마시고 있었다.

소주지만 성만찬 예식을 집례해주십시오.

이 때 였다. 제5장로교회에 나가는 노동자 최명섭 집사가 내게 말했다. "목사님, 집사가 소주 마신다고 오해하지 마십시오. 지금 우리는 가롯 유다를 뺀 11명이 성찬식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목사님께서 지금 우리에게 성찬예식을 베풀어 주십시오"란 말과 함께 소주 한 잔을 따라서 나에게 주었다.

나는 무척 당황했다. "소주를 못마신다"고 했지만 최명섭 집사는 "이것은 소주가 아닙니다. 비록 소주이지만 성만찬 포도주로 생각하시고 마셔주십시오. 그래야 성만찬 예식이 되지 않겠습니까? 내일 아침이면 우리는 회사 동력실을 점거하고 동력에 몸을 감고 분신자살을 합니다. 조 목사님, 수주 한잔 드시고 축복해주십시오." 진지하게 나에게 권하였다.

나는 여러가지 생각이 엇갈렸다. 번민도 했다. 그리고 죽음을 앞에 둔 노동자들의 진지한 태도를 무시할 수 없었다. 그리고 이는 이들 노동자들의 성만찬 예식으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소주를 마셨다.

목사님, 우리가 죽어야 1,200여 노동자가 살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나는 "죽음이 모든 것은 아닙니다. 살자고 일하고 살자고 투쟁하는데 왜 마지막 수단인 죽음으로 항거를 하시려고 합니까? 아닙니다. 길이 있습니다. 우리 함께 다른 길을 찾아봅시다"라고 말했다.

한 노동자가 큰 목소리로 소리쳤다. "아닙니다. 목사님, 우리 11명이 죽어야 1,200여명의 노동자가 살 수 있습니다. 목사님, 죽음이 없는 예수님의 부활을 믿습니까? 목사님 처지에서는 그렇게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목사님은 우리와 같은 노동자가 아닙니다. 절박한 삶을 사시지 않습니다"

 

   
 
▲ 인천도시산업선교회 처음 회관. 가운데가 조화순, 조승혁 목사. 좌우로 당시 실무자였던 최영희(현 내일신문사장) 전용환(현 감리교 목사) 유흥식 유재민 등도 보인다.
 

나는 더 이상 말할 자격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사랑을 말하지만 이들의 죽음 앞에 아무런 능력이 없는 나에게 사랑의 의미는 없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리고 오늘의 현실에서 '사랑은 무능(無能)과 통한다'고 생각되었다. 나는 방구석에서 그들의 다짐을 들으며 밤을 새기로 했다.

 

새벽 3시30분이었다. 이들 모두 찬물로 목욕하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었다. 4시가 되자 동인천 역으로 나와 택시 3대에 나누어 타고 인천중공업으로 달려갔다. 나와 장동찬 위원장은 그 뒤를 따라갔다.

동력실에 들어간 노동자들은 못으로 문을 잠그고 휘발유를 뿌렸다.

노동조합 사무실 뒤편에 있는 동력실로 이들 11명은 들어갔다. 그리고 안에서 문에 못을 꽝꽝 밖았다. 밖에서는 동력실 둘레를 1m가량 파고 휘발유를 부었다. 이는 만약에 경찰이 쳐들어오면 불을 지르기 위한 준비였다. 역시 30분 쯤 되었을 때 경찰들이 들이닥쳤다.

나는 발을 동동 구르며 기도했다. "하나님 어찌해야 좋습니까? 나는 무능합니다. 사랑은 너무 위약하고 힘이 없습니다. 하나님 지혜를 주십시오. 힘을 주십시오." 그 때 회사 사장에게 "공장에 불이 났다"고 전화하자는 지혜가 생겼다.

나는 잠자는 원형묵 사장을 깨웠다. 사장은 "조 목사님, 내가 사실 내용을 듣고 해결할터이니 장동찬 위원장과 송관용 부위원장을 데리고 서울로 올라오라"고 하였다.

나는  두 분과 서울행 고속버스를 탔다. 장동찬 위원장은 좌절해 있었고, 동료 노동자들이 죽게 되지나 않을까 걱정과 두려움에 차 있었다. 나는 옆에 앉아 있는 장 위원장의 손을 꼭 잡고 말했다.

"장 위원장님, 요한복음 14:1 '마음에 근심하지 마시고 하나님을 믿으니 또 나를 믿으십시오' 예수님이 말씀하셨습니다. 고난의 종 예수님을 믿으십시오. 십자가를 지는 결단을 하십시오. 그러면 주님이 해결해 주십니다."

장 위원장은 머리를 끄덕거리며 내 손을 더욱 힘있게 잡았다. 그리고 그는 나즈막히 말했다. "조 목사님,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믿겠습니다. 십자가를 지겠습니다."

극적인 타결, 십자가 고난은 부활의 기적을 이루었다

그 후 서울에서 원형묵 사장을 만났고, 대화 끝에 사장은 22% 임금인상 안을 제안하고, 장 위원장은 이를 받아들였다. 나는 사장과 위원장의 손을 잡게 하고 기도했다. 두 사람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 손 위로 흘러내렸다. 극적인 타협을 하고 급히 인천에 달려와 노조대의원들에게 발표 동의를 받고 동력실로 달려가 합의된 사실을 알렸다.

나는 밖으로 나온 최명석 집사에게 말했다. "십자가를 질 때 부활의 기적이 있습니다. 최 집사님 그리고 11분 또 장동찬 위원장님이 십자가 죽음을 결단하고 사장님과 담판하는 가운데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최 집사도 그렇다고 대답했다.

하나님의 뜨거운 사랑은 결코 무능하지 않다는 확신을 다시 가졌다. 노동자들과 장동찬 위원장은 예수님을 고난의 종으로 모시고 고난의 짐 - 십자가를 짐으로써 11명을 부활의 예수님처럼 되게 했다고 믿었다.

장동찬 위원장은 그 후 회사에서 해고당했고 한국노총 교육국 차장으로 일하다가 도시산업선교회와 관계가 있다고 해서 당시 중앙정보부에서 고문을 당하고 한국노총에서 해직을 당하였다. 나는 그를 우리 개발원 농촌선교 실무자로 일하게 하였고, 그 후 지금은 신학교를 졸업 신학박사가 되어 장로교 작은 교단의 총회장이 되었다.

십자가를 질 때 부활이 있다는 믿음이 장동찬 위원장과 11명의 노동자들을 통하여 더욱 확고하게 생겨났다.  그들은 자신의 삶은 물론이고 산업사회 노동자들의 아픔을 몸에 담은 노동운동의 고난의 종이자 예수님의 제자였다고 지금도 믿는다. 그리고 예수님의 고난과 부활을 이들 속에서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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