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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31
김용선
출근하는 길에 자주 만나는 장면들
출근하는 길에 자주 만나는 장면들

1. 지팡이 옆에 놓고 인도를 막은 채 아파트 울타리 잡고 허리 스트래칭 하는 노인
2. 많이 젊으나 노약자석에 다리 꼬꼬 앉아 핸드폰하는 잘 생긴 여자
3. 지하철 노약자석에서 다리 내밀어 꼬고 앉은 늙은이
4. 자동차 사고 나기를 기다리며 무한정 공운전한채로 불법주차를 하고 있는 견인차
5. 엄마와 8시 30분 노란색 스쿨버스를 기다리는 장애아이들
6. 병원건물 앞길에서 환자복입고 서서 담배를 피우는 환자 같지 않은 사람들
7. 빌딩 입구에서 담배를 피우고 나서 승강기를 타려는 남자들과 여자들
8. 컴퓨터로 연동 못하는 3개의 엘리베이터 버튼 3개 다 눌러놓고 기다리는 여자

이렇게 나열하고 보니 하나 빼고는 대개는 내가 불편하게 보는 장면이다.

편하게 보려는 노력을 한다.
1. 90은 되어 보이는데 그래도 더 건강하게 사시려고
2. 잘난 티를 좀 내서라도 뽑히고 싶은 노력
3. 평생 그렇게 살았으니 고쳐질 리가 없겠지
4. 사고 난 위급한 상황에 신속히 달려가 도움이 되기 위해서
5. 엄마가 없더라도 혼자서도 잘 살아갈 수 있도록 교육하려는 희생을 각오한 사랑
6. 나이롱환자만 아니라 진짜 환자도 섞여 있겠지
7. 끊지는 못하고 연기를 흠뻑 마시고 들어가겠다는 안쓰러움
8. 바쁘기는 하고 얼마나 답답했을까?

상황은 어떻게 보는가에 따라 많이 다르다.
애써서라도 좋게 좋은 쪽으로 보자.
편하게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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