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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08
김용선
친구 최종원의 시/꽃자리
꽃자리

봄에, 저 수많은 꽃들의 발화 때문에
얼마나 많은 시름이 사라지는가
빛이 들어와 어둠이 달아나듯
온갖 재화와 시간들이
여기저기 이동하고 분배되는가

그 소음과 열기에 고무된 영혼들이
기쁘게 제 집으로 찾아들게 하는가
행복한 꿈들을 되새기게 하는가
일주일이건 달포건
뭉그적대던 잿빛 느낌들
난데 없는 꽃편지로 채색되게 하는가

잊지 말아야할 몸의 감각
버리지 말아야할 계절의 기억
이런 것들을 일깨우려 꽃이 피어난다

파도치는 태만과 설레임중에서
설레임을 버리면 진정 평온해질까를
노상 생각하다가

그래 나도 꽃구경이나 가볼까
운전대를 잡고 길에 나서니
무슨 특별한 데를 가시려하나요
동네방네 길가울안마다 비죽배죽
당신 앉은 그 자리가 꽃자리라고

울지 말고 게서 잘 살으라고


글제목 작성자 작성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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