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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3
김용선
수렁에서 빠져나오려면
수렁에서 빠져나오려면 몸을 뒤로 젖혀 드러누우라고 한다.
어려서 주안 염전 놀러 가 개펄에 발이 빠져 애를 먹은 적이 있지만 못 빠져 나올 정도는 아니었는데
혼자 나올 수 없는 정도에 이르면 얼마나 무서울지는 충분히 짐작이 된다.
그런데 그 때 나올 수 있는 방법은
몸을 뒤로 젖혀 드러누우라고 한다.
하긴 물에서도 수영을 못하면 누워 몸에 힘을 빼면 숨은 쉴 만큼 뜨지 않는가.
위기에 두려움만 가득해서 마구 허우적거리면 점점 더 어려워지고
결국 회복할 수 없는 패망에 이르게 된다.
대적하고 싸울 것이 아니라
몸을 물에 맡기듯이
몸을 수렁의 진흙에 맡기듯이
내 고집을 내려놓고 상황에 실려가다 보면 차츰 떠오를 거다.
일단 살고 나서 방향을 찾아 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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