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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30
김용선
썩싹사생
내 아파트 단지에는 호두나무가 한 그루 있는데
사람들이 이 나무의 존재를 잘 모르는 것 같다.
단지 입구에 있어서 금방 알 수 있을 거 같지만 나도 3년 전에야 알아 봤다.
가끔씩 호두가 떨어져 있어도 주워가는 사람이 없어 나만 보는 대로 주워 와서
깨서 먹기도 하는데 그새 안 먹고 담아 둔 것이 이 만큼이다.
엊그제는 아직 때가 덜 되어 떨어진 파란 놈을 주워 껍질을 까 봤는데 속은 벌써 단단하게 영글어 있었다.
그런데 호두껍질을 깐 손가락과 손톱새가 까매진 채 며칠을 간다.
비누와 수세미로 아무리 문질러도 소용이 없다.
내가 호두나무를 안 것은 10년 전쯤 인제를 여행하면서였다.
해마다 싼 맛에 수입 호두를 사먹다가 인제서 딴 호두를 먹어 보고 그 신선하고 고소한 맛에 끌려 지금은 국내산 호두를 사먹는다.
영글어 떨어진 호두는 시커먼 것이 먹을 만한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시커먼 껍질을 벗기더라도 단단한 껍데기를 만나니 그 안에 그렇게도 맛있는 속이 있는 것을 어찌 알았을까?
은행열매도 그렇고 커피열매로 그렇고 여러 가지의 열매는 그 껍질이 말려지고 썩어지고 벗겨져야 알찬 그 속을 보여준다.
껍질을 버리지 못하면 알맹이를 가질 수 없다.
썩어야 싹이 난다.
죽음으로 영원한 생명이 있다.
[썩싹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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