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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9
김용선
꼴값하자
꼴값하자

지난 달, 출근길에 넘어지고 말았다.
비가 부슬부슬 내려 우산을 쓰고 출근길에 있는 공사장 임시통로를 지나는데
바닥에 깔린 야자매트에 걸려 앞으로 고꾸라졌는데
안경이 벗겨져 나가면서 얼굴이 찢어져 피가 흘렀다.
택시타고 응급실로 갔다가, 다시 119 부르고 다른 병원으로 가서
꿰매고, X레이 찍고, 뇌출혈도 있다고 CT도 두 번 찍고 입원하라고....
이젠 다행히 뇌출혈은 멎고 꿰맨 얼굴도 다 나았다.
그런데,
얼굴에 흉터가 남았다.
마치 싸움꾼처럼 되어 의사가 흉터 치료를 해야 한다는 말에
정기적으로 거금을 들여 흉터 치료를 하고 있다.
이 바람에 별로 안하던 짓, 거울로 내 얼굴을 자주 보게 되었다.
늙었다.
많이 늙었다.
처음 보는 듯한 70대 늙은이다.
기왕 성형외과 치료를 받는 김에 사마귀도 검버섯도 없애고
주름도 펴 달라고 할까?
에이!
돈도 돈이지만 이 나이에 이 얼굴로 뭘 더 해보겠다고.
그냥 이 꼴로 조금 더 살자.
꼴값하자.
주님, 성전을 깨 먹었습니다.
더 조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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