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히 [F]키와 [J]키, 그리고 숫자패드의 [5]키에는 글씨 말고도 손끝으로 느껴지도록한 표시가 있다. 키 버튼위에 톡 튀어나온 꼭지가 있어서 손가락을 대면 쉽게 알 수가 있는데 이건 화면만 보면서 키보드를 칠 때 손가락의 위치를 알려주는 아주 중요한 기능이다. [F]키는 왼손의 검지 손가락을 기준하고 [J]키는 오른손의 검지손가락을 기준으로 하도록 해서 이 두개의 키를 기준으로 모든 키를 각 손가락으로 찾게 되어서 눈을 감고서라도 키보드의 위치를 알아 각 손가락이 찾아 가도록 설계한 것이다. 나는 70년대 초에 컴퓨터 프로그램을 공부했지만 막상 컴퓨터의 키보드는 10년쯤 지나서나 사용하게 되었다. 그것도 영문만 쓰는 컴퓨터여서 한글은 쓸일이 없고 영문도 프로그램 언어만 사용했기 때문에 단어가 채 100개도 않되는 영문이었으니 키보드 작업은 그닥 중요하지 않게 생각했다. 그러나 컴퓨터 환경은 금새 발전을 거듭하여 프로그램 언어도 다양하고 복잡해 졌고 한글에디터가 나오면서 웬만한 문서는 모두 컴퓨터로 작업하게 되었는데 나는 이 때를 잘못 맞이 해서 지금도 제대로 손가락위치를 못찾고 힐끔힐끔 키보드를 보면서 쳐야 하는 처지로 산다. 가끔 키보드 연습책을 보면서 연습도 해보는데 30년 넘게 안하던 짓을 하려니까 쉽지 않아서 그냥 이대로 산다. 그래도 많이 늦는 것은 아니고 문서작성을 많이 할 일이 없는데다 요즘은 프로그램을 키보드보다 마우스에 의해 하는 작업이 많아져서 그저 그럭저력 잘 지낸다. 이젠 내 나름대로 손가락과 치는 키가 거의 정해진 것이다. 세상 모든 일에는 기준이 있어야 하고 위치를 정하는데는 반드시 기준점이 있어야 한다. 기준이 없는 일은 목표에 이루기 어렵고 기준점이 없으면 목표지점에 도달하기가 어렵다. 군대에 가면 가장 먼저 훈련받는 것이 제식훈련이고 제식훈련의 기본은 기준이다. 좌우로 정렬을 위해서는 먼저 기준이 되는 병사를 지정해야 한다. 나의 기준은 무엇인가? 지금 내가 어디에 있는가? 나의 기준은 성경에 있다.
|